논리적이고 짜임새 있는 디자인, HBA, LINDA LEE
LINDA LEE는 2007년, 홍콩의 글로벌 오피스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호텔 디자인 브랜드 HBA에서 약 20년간 근무하며 호텔 디자이너로서 실력과 입지를 다져왔다. 지난 2017년 새롭게 문을 연 HBA SEOUL 지사장으로 부임하며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국내외 다양한 호텔 디자인, 럭셔리 레지던스 디자인 작업을 이어왔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국내에는 다소 전문적인 영역으로도 비치곤 하는 호텔 디자인과, 글로벌 호텔 디자인 브랜드 HBA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Four Points by Sheraton Seoul G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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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HBA의 한국 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HBA는 어떤 회사인지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A. HBA는 1964년 미국에서 설립된 호텔 디자인 전문 기업으로, 전 세계 Hospitality Design 업계에서는 가히 독보적인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설립 이후 약 60년간 Hilton, Ritz-Carlton, Marriott, Intercontinental 등 수많은 글로벌 호텔 운영사들과 함께 성장해 오면서 무수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현재 내가 지사장으로 재임 중인 HBA SEOUL을 포함해 세계 27개의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호텔 산업과 디자인에 있어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프론티어라고 볼 수 있다.
Q. 홍콩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것으로 알고있다. 홍콩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A. 국내에서 공간 디자인을 해오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인해 홍콩행을 결정하게 됐다. 2007년 홍콩에 문을 연 HBA Global Office에 입사하면서 Hospitality designer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HBA Global Office에서 진행하던 90% 이상의 프로젝트는 5성급 호텔 작업이었다. 초반에는 해당 호텔들의 주요 부분을 나누어 디자인하는 업무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그 범위가 확장되었고, 결국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아 전체 공간의 콘셉트를 잡고 디자인하는 업무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다가 2017년 HBA SEOUL 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GRAND HYATTE SEOUL
GRAND HYATTE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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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호텔 공간 디자인은 상업공간, 주거공간 등의 프로그램과 어떻게 다른가?
A. 호텔 공간 디자인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연한 디자인의 연속이라 표현할 수 있다. 호텔 프로그램은 마켓과 니즈가 아주 유연하고 유동적이며, 또 운영측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디자인에서도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호텔 디자인은 전반적인 콘셉트와 디자인, 운영이 조화를 이루어야 절대적인 효과를 이루어낼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을 예쁘게 만드는 것만으로 잘 된 디자인이라 할 수 없다. 글로벌 호텔 운영사들이 우리(HBA) 같은 회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우리는 그들의 브랜드 개발이나 리뉴얼 작업을 같이 하기도 하고, 디자인 개발 작업에 참여하기도 하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좀 다른 스케일의 작업이라할 수 있을 것 같다.
Q. 호텔 디자인에 대한 HBA와 린다 지사장의 특징,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들과 교류를 하다 보면, 디자인에 대한 이유를 물어볼 때 ‘그냥’ 그런 디자인으로 결정했다고 답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논리적으로 왜 그런 디자인이 되어야 하는지, 왜 그런 마감재를 써야 하는지 고민하기 때문에 ‘그냥’하는 디자인이란 있을 수 없다. 또한 우리는 항상 콘셉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콘셉트를 디자인으로 풀어낼 때에도 ‘왜?’를 강조한다. 때문에 우리의 강점은 ‘논리적인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가 완성한 공간들이 더욱 짜임새 있고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Nanchang Hualuxe
Nanchang Hualuxe
Q. 호텔 디자인이라는 영역의 특성상, 거대 호텔 브랜드가 클라이언트인 경우가 많겠다.
A. 실제로 우리의 계약 클라이언트는 호텔의 실제 소유 주체다. 하지만 운영 주체가 될 글로벌 호텔 비즈니스의 운영사들 또한 우리의 또다른 클라이언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디자인 진행을 위해 운영사들의 니즈를 귀담아들어야 하고, 그들의 디자인 스탠다드 등을 공간과 콘셉트에 녹여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에게 클라이언트는 호텔의 오너와 운영사, 둘 모두라 할 수 있는데, 때로는 두 부서 간에 의견 차이가 있어 조율이 힘들 때도 있다. 둘 사이의 이견을 잘 풀어내면서 그 이상의 결과물을 완성해내는 것이 우리의 노하우, HBA만의 테크닉이라 할 수 있겠다.
Q. 앞으로의 각오는?
A. 그동안의 작업을 돌아보면 디자인에 있어서 나의 생각과 진심이 들어가지 않은 프로젝트가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어떤 호텔 디자인을 보여주고 싶다’거나, 나아가 거창하게 ‘어떤 식으로 호텔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는 없다. 다만 우리는 항상 호텔 트렌드의 몇 년을 앞서서 디자인을 구상해야 하는 입장에 서있으므로, 앞선 트렌드를 읽어내는 작업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내가 디자이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가령 지금은 보편화됐지만, 레스토랑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평면이라던가, P-Suite를 부분적으로 나눠서 세일즈하는 공간을 구성한 평면 등, 우리가 글로벌 운영사들과 함께 처음 개발했던 콘셉트의 평면들이 여기저기 다른 운영사에서 쓰이는 것을 볼 때, 그 성취감은 어디에 내놓을 수 없을 만큼 뿌듯하다. 이렇게 내가 디자인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경험할 것을 미리 생각하고 늘 고민하며, 이에 대한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와서 나중에 많은 이들에게 레퍼런스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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